나는 아주 어렸을 때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 그때부터 여러 교파가 존재하는 것을 보며, 과연 어떤 교회가 주 예수께서 세우신 참된 교회인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이후 청년 시절에 성경과 교회사를 연구하면서, 어느 교회가 가장 오래되었으며 신약성경에 기록된 교회에 가장 가까운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여러 곳을 다니며 교회사에 관한 훌륭한 장서들을 수집하였다. 많은 교회사 자료를 연구하던 중, 현존하는 대부분의 교회사가 친가톨릭적이거나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의 관점에서 기록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발견한 침례교회의 역사는 ‘피로 기록된 역사’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침례교도들은 암흑시대 동안 심한 미움을 받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의 설교자와 성도들은 투옥되었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순교를 당하였다. 당시 가톨릭 교권 정치 제도가 침례교회에 가했던 환난과 핍박은 오늘날 사람들이 감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교황은 전 세계를 지배하는 독재적 권력자로서 그들을 핍박하였으며, 종교개혁 이전 재침례교도들은 교황을 적그리스도라고 불렀다.
재침례교도들의 역사는 당시의 공식 문서들 속에 기록되어 있다. 그들의 피 묻은 발자취는 이러한 기록 속에 분명히 드러난다. 나는 그들을 반대하고 핍박했던 사람들의 기록 속에서도 재침례교도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러 세대를 거치는 동안, 그들의 발자취가 참으로 피로 물들어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예수께서 이 땅에서 사역하실 때 처음 교회를 세우신 이후, 다시 오실 때까지 교회는 항상 존속할 것이라고 약속하셨다(마 16:18). 따라서 그분의 교회는 복음을 전하여 영혼을 구원하고, 그들에게 침례를 베풀며, 예수께서 명하신 진리를 가르치면서 여러 세대를 통해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신실한 교회들은 피의 발자취를 남기며 나아가는 가운데 예수께서 함께하시는 축복을 경험하였다. 그러므로 침례교회의 역사는 주님께서 자신의 교회에 주신 약속이 어떻게 성취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신약 교회의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❶ 초대교회의 머리와 창설자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분은 명령을 내리시는 분이며, 교회는 그 명령을 실행하는 기관일 뿐이다.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 그는 몸인 교회의 머리시라 그가 근본이시요…”(마 16:18, 골 1:18)
❷ 초대교회의 믿음과 실행에 있어서 최종 권위는 오직 성경이다.
“또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딤후 3:15-17)
❸ 초대교회는 특정 교파명이 아니라 지역의 이름으로 불렸다.
즉, 천주교회, 장로교회, 감리교회, 침례교회가 아니라 예루살렘교회, 안디옥교회, 에베소교회, 버가모교회와 같이 불렸다.
❹ 초대교회의 제도는 회중적이다.
따라서 교권 정치 제도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모든 회원은 평등하였다(마 20:24-28, 마 23:5-12).
❺ 초대교회의 회원은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로 구성된다.
❻ 초대교회의 의식은 침례와 주의 만찬뿐이다.
❼ 초대교회의 직분은 목사와 집사뿐이다.
❽ 초대교회의 사명은 복음을 전하여 사람들을 구원에 이르게 하고, 그들에게 침례를 베풀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19-20)
❾ 초대교회는 국가와 분리되어 있다(마 22:21).
어느 도시에서든 다양한 교회들이 존재하며, 각 교회는 자신들이 참된 교회라고 주장한다. 나는 이러한 교회들의 특징과 교리를 비교 검토하여, 위에서 열거한 특징과 교리를 지닌 교회가 무엇인지를 찾고자 하였다.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가르쳐 주신 이러한 기준을 가진 교회야말로 참된 교회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모든 시대의 교회를 고찰하면서, 신약 교회의 특징과 교리에서 벗어난 수많은 교회들이 존재해 왔음을 발견하였다. 동시에, 예수께서 초대교회에 주신 말씀 이후 모든 시대에 걸쳐 신약 교회의 특징에 충성해 온 교회들도 존재했음을 알게 되었다. 어떤 시대든지 주님께서 맡기신 진리를 가르친 교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피 흘린 순교의 역사를 살펴보기 전에, 다음에 제시될 2000년 교회사 도표에 주목하기 바란다. 이 도표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교회의 역사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도표는 기독교 2000년의 역사를 다루고 있으며, 위아래에 표시된 100에서 2000까지의 숫자는 1세기부터 20세기를 나타낸다. 세로선은 각 세기를 구분한다.
도표 아래쪽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길게 이어진 여러 개의 직선이 있다. 이 선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평행하게 그어져 있다. 맨 아래 두 줄 사이에는 이탈리아, 웨일즈,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 여러 국가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으며, 마지막은 미국으로 끝난다. 이러한 국가들은 대부분 그들의 이름으로 불리던 시대에 형성되었다. 모든 역사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특정 시대와 특정 국가를 중심으로 역사가 전개된다.
이제 도표의 아래쪽에서 조금 위에 있는 또 다른 선을 살펴보자. 이 부분 역시 암흑시대에 해당하는 영역에 포함되어 있으며, 여러 명칭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 명칭들은 국가 이름이 아니라, 그들의 적들이 붙인 별명들이다. 그중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름이 ‘그리스도인’이다.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행 11:26)
이 사건은 주후 43년경에 일어났으며, 이 이름은 이교도들과 유대인들이 조롱의 의미로 붙인 것이었다. 도표에 등장하는 ‘재침례교도’라는 이름 또한 이와 같은 방식으로 붙여진 것이다.
도표 전반에 걸쳐 붉은 원들이 흩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원들은 교회를 나타내며,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그리고 산간 벽촌에 이르기까지 존재했던 개별 교회들을 의미한다. 붉은색은 순교자의 피를 상징한다. 교회의 창설자이신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셨고, 요한과 유다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도들이 순교하였다. 가룟 유다는 주님을 배반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전승에 따르면 사도 요한 역시 끓는 기름 가마 속에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검은 원들도 보이는데, 이것 역시 교회를 나타낸다. 그러나 이 검은 원은 교리나 생활 면에서 오류를 범한 잘못된 교회들을 의미한다. 베드로와 바울, 그리고 사도 요한이 살아 있을 때에도 이미 이러한 잘못된 교회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로써 일반적인 서론과 올바른 교회사 이해를 위한 기본적인 준비를 마쳤으므로, 이제 본격적으로 올바른 교회사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저자 J.M. 캐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