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자동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검은 재킷, 낡은 가방, 무표정한 얼굴. 겉으로 보기엔 특별할 것 없는 남자였다. 그러나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공기의 온도가 달라지는 듯했다.
그의 이름은 강도윤. 3년 전, 그는 아무 말 없이 한국을 떠났다. 하나뿐인 여동생 미나에게조차 이유를 말하지 못했다. 그가 향한 곳은 평범한 직장이 아니었다. 국경도, 법도, 이름도 통하지 않는 어둠의 세계였다.
그곳에서 그는 “블랙 핸드”라 불렸다. 어떤 분쟁이든 끝내는 남자. 어떤 임무든 살아 돌아오는 남자. 적들이 이름만 들어도 몸을 떠는 전설.
하지만 도윤이 원한 것은 명예도, 돈도, 권력도 아니었다. 그저 여동생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 그리고 언젠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가 “오빠가 왔다”고 말할 수 있는 하루.
그 하루가 드디어 찾아왔다.
도윤은 휴대폰 속 오래된 사진을 바라보았다. 사진 속 미나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하지만 3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길었다. 그는 자신이 없는 동안 미나가 얼마나 많은 일을 혼자 견뎠는지 알지 못했다.그때, 전화가 울렸다. 한 재벌 기업의 젊은 대표, 서하린이 그를 찾고 있었다.
“강도윤 씨. 당신의 힘이 필요합니다.”
도윤은 잠시 침묵했다. 그의 눈빛은 차가웠지만,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일보다 먼저 확인할 사람이 있습니다.”
그가 한국에 돌아온 이유. 그것은 거대한 음모도, 막대한 보수도 아니었다.
하나뿐인 여동생. 강미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