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이 젖어 있었습니다.
이슬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새벽에 물을 댄 논이었습니다. 황새가 와서 먹이를 찾을 수 있도록, 일부러 물을 깊지 않게 댄 논입니다. 그것을 황새도 압니다. 다만 그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황새 자신도 모릅니다.
논이 먼저 내려앉았습니다. 길고 붉은 다리가 천천히 물 위로 내려와, 진흙에 닿았습니다. 다리에는 가락지가 끼워져 있습니다. 사람들이 끼운 작은 표식. 황새가 어디서 났는지, 누구의 새끼인지를 적어놓은 표식. 그 가락지의 무게를 황새는 평생 발목에 차고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