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란 무엇인가(정의와 국가의 원리)(What is Property?)
근대 정치철학 및 아나키즘 사상의 출발점으로 평가되는 기념비적 저작이다. "재산은 도둑질이다(Propriété, c'est le vol!)"라는 도발적 명제로 유명한 이 책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법철학·경제학·윤리학을 아우르는 치밀한 논증으로 사유재산 제도의 근본적 모순을 파헤친다.
프루동은 먼저 재산이 '자연권'이나 '점유', '노동'에 기반할 수 없음을 논증한다. 토지나 자연 자원은 인간이 창조한 것이 아니므로 누구의 독점적 소유물이 될 수 없으며, 설사 노동을 통해 재화를 생산했다고 하더라도 그 생산은 사회적 협력과 선행 지식의 축적 없이는 불가능하므로, 그 결과물 역시 개인이 독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증가의 권리'(이자·지대·이윤)를 재산의 본질로 규정하고, 이것이 "아무것도 주지 않고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므로 수학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선언한다.
프루동은 공산주의 역시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억압한다며 거부한다. 대신 그는 노동에 기반한 평등한 점유, 상호신용에 의한 무이자 교환, 자치적 조합에 의한 사회 운영을 핵심으로 하는 '상호주의'(Mutualism)를 제안한다. 이는 국가나 자본에 의존하지 않는 수평적 연대의 사회질서를 지향한다.
이 저작은 마르크스, 바쿠닌, 크로포트킨 등 후대 사상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협동조합 운동, 신용개혁 실험, 현대 참여경제 이론에도 영감을 주었다. 프루동은 "자유는 질서의 어머니요, 질서는 자유의 딸"이라며, 강제 없는 자발적 조화의 가능성을 믿었다. 이는 단순한 반재산 선언이 아니라, 인간 해방과 사회적 정의의 새로운 원리를 모색한 철학적 탐구로서, 오늘날 불평등과 착취의 구조를 성찰하는 데 여전히 유의미한 고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