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독성 가스 '애그노톤'과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 '노란 띠'의 침공으로 인류가 멸망한 먼 미래. 완벽한 공조 설비를 갖춘 은신처에 살아남은 세 명 중 하나인 비르코는, 인류 최후의 생존자라는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극심한 지루함에 시달리고 있다.
소일거리로 고대 20세기의 펄프 SF 잡지들을 뒤적이던 그는 곧 믿을 수 없는 사실을 발견한다. 노버트 홀트라는 작가가 쓴 소설들이 멸망에 이르는 인류의 역사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기록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작가의 마지막 미완성 유작은 다름 아닌, 지금 당장 은신처에 앉아 그 잡지를 읽고 있는 비르코 자신의 상황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묘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