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테토스의 열렬한 제자였던 아리아노스는 스승의 강의를 정리?편집하여 『강의』라는 책을 펴냈고, 다시 이 『강의』에서 도덕적 규칙들과 철학의 원리를 간추려 뽑아 『엥케이리디온』이라는 책자를 펴냈다. ‘손안의 작은 것’을 뜻하는 『엥케이리디온』은 다시 말해 에픽테토스 『강의』의 요약본, 즉 현대적 표현으로는 ‘핸드북’이다.
에픽테토스의 윤리적 사유는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과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의 구분에서 출발한다. 『엥케이리디온』 역시 이 구분으로 시작한다. 흔히 ‘내면세계와 외면세계의 구분’, ‘내부적 선과 외부적 선의 구분’이라는 개념으로 이해되어 왔던 이 구절의 핵심 논점은 ‘결정되지 않은 것’과 ‘결정된 것’의 구분에 있다. 존재하는 사태와 사건 중 어떤 것은 이미 결정되었기 때문에 우리 자신의 행위 영역에 속할 수 없고, 따라서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임에 반해, 어떤 것들은 결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행위 영역에 속하는 것이며 따라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에픽테토스는 자신만의 고유한 문체와 독특한 표현으로 스토아 철학이 다루는 중요한 문제이자 개념인 인간, 신, 이성, 섭리, 자연, 자유, 행복에 관한 생각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