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조각 작품의 기본적인 정보와 그 뒤에 얽힌 신화와 역사, 당대의 정치적 맥락, 복원과 발견의 이야기,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던질 수 있는 질문들이 다양하게 섞여있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에서 정답은 없다. 나는 내가 알아낸 정보와 느낀 감정과 떠오른 생각들을 있는 그대로 친구에게 편하게 이야기하듯이 썼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모두 유명한 작품들이다. 그러나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그 작품을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누구나 밀로의 비너스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왜 팔이 없는 모습으로 남게 되었는지, 그 불완전함이 왜 오히려 아름다움의 핵심이 되었는지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누구나 라오콘의 고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지만, 그 고통이 왜 미술사에서 중요한 장면이 되었는지는 천천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나는 이 책이 작품 앞에 “다시 서게” 만드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볼 때 우리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지만, 정보만으로는 감동에 이르기 어렵다. 반대로 감상만 있고 지식이 없으면 작품의 깊이를 놓치기 쉽다. 좋은 감상은 지식과 감정이 만나는 자리에서 생겨난다. 이 책은 바로 그 자리를 향해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