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끝에는 작은 방이 하나 있다.
낮에는 그저 평범한 작업실처럼 보인다. 책상 하나, 의자 하나, 책 몇 권, 그리고 창문 하나. 그러나 별이 뜨는 시간이 되면, 그 방의 벽 속에 살던 종이 고래들이 천천히 숨을 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아주 옅게,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그러다 점점 또렷해진다. 종이의 결이 살아 움직이고, 접힌 자리가 부드러워지고, 마침내 한 마리가 벽에서 떨어져 나와 방 안을 천천히 헤엄친다.
그 방을 사람들은 ‘고래의 창문’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