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부르는 이름 가운데 하나가 “아버지”입니다. 기도할 때도 “하나님 아버지”라고 부르고, 찬양할 때도 그 이름을 높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는 여전히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이 남아 있을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면서도, 마치 홀로 버려질까 두려워하는 사람처럼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사랑받고 있음에도 사랑을 증명하려 애쓰고, 이미 받아들여졌음에도 끊임없이 인정받으려 애씁니다.
왜 그럴까요? 분명 우리는 하나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와 주님으로 고백하며, 말씀 안에서 살아가기를 힘씁니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여전히 “나는 과연 하나님 아들로 받아들여진 존재인가?”라는 질문이 고개를 듭니다. 이것은 믿음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오랫동안 익숙해진 두려움과 결핍의 방식이 우리 안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이것을 분명히 말씀합니다.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롬 8:15).
사도 바울은 우리에게 두 가지 길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는 두려움에 붙들린 종의 영입니다. 다른 하나는 사랑 안에서 담대히 아버지를 부르는 양자의 영입니다. 많은 성도가 구원받았음에도 여전히 종의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은혜를 받았지만 벌 받을까 두려워하고, 사랑받고 있지만 버림받을까 불안해합니다. 이미 신분이 변화된 하나님의 아들인데, “과연 아들인가?”라고 의심합니다. 마치 집 안에 있으면서도 손님처럼 눈치를 보는 사람과 같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아버지, 제가 아들입니다.”
이 고백은 단순한 문장이 아닙니다. 이것은 신앙의 본질이며, 복음의 중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첫 기도의 시작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마 6:9)였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종의 자리로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아들의 자리로 부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 계획하신 것은 단순히 죄 사함만이 아닙니다. 죄인을 용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를 집으로 데려와 아들로 삼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로 완전한 신분 변화입니다.
누가복음 15장에서 탕자가 돌아왔을 때, 그가 꺼낸 첫마디는 이것이었습니다. “아들이 이르되 아버지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눅 15:21).
그의 입에서는 회개의 고백이 나왔지만, 아버지의 마음에서는 이미 아들을 향한 품음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그의 변명을 끝까지 듣지 않으셨습니다.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셨습니다. 가장 좋은 옷을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셨습니다. 왜입니까? 그는 품꾼이 아니라 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단지 오래전 한 탕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수없이 넘어지고, 흔들리고, 때로는 멀리 돌아갑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돌아온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여전히 내 아들이다.”
이 책 『아버지, 제가 아들입니다』 는 바로 그 음성을 함께 듣기 위한 여정입니다. 종의 영을 넘어 아들로서 하나님 아버지의 품으로 나아가는 초대장입니다. 혹시 지금 마음속에 설명할 수 없는 외로움이 있습니까? 신앙생활을 오래 했는데도 하나님이 멀게 느껴집니까? 기도하면서도 친밀함보다 의무감이 앞섭니까? 그렇다면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우리를 위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 여정 속에서 성경을 따라 함께 걸어가려 합니다. 부르심의 자리에서 시작하여, 태초부터 계획된 아들의 자리로 나아갈 것입니다. 맏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그분 안에서 주어진 우리의 정체성을 발견할 것입니다. 말씀과 기도를 통해 아버지와 대화, 독대하는 기쁨을 배우고, 성화의 길 위에서 아버지를 닮아가는 삶을 묵상할 것입니다. 또한 세상을 이기는 아들의 믿음과, 어떤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소망을 살펴볼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얼마나 따뜻하고 확실한 길인지를 함께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4장 7절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그러므로 네가 이 후로는 종이 아니요 아들이니 아들이면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유업을 받을 자니라.”
이 말씀은 미래의 약속만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의 현재를 규정하는 선언입니다. 우리는 언젠가 아들이 될 존재가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아들입니다. 문제는 그 사실을 아는 것에 머물지 않고, 그 정체성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책을 펼치는 동안, 부디 한 가지 질문을 마음에 품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정말 하나님 앞에서 아들로 살고 있는가?”
그리고 책장을 덮을 즈음에는 이 고백이 우리의 심장 깊은 곳에서 감사와 찬송으로 울려 나오기를 소망합니다.
“아버지, 제가 아들입니다.”
이 고백이 단지 입술의 문장이 아니라 삶의 중심이 될 때, 두려움은 물러가고 사랑과 생명이 자리 잡을 것입니다. 불안은 평안으로, 방황은 안식으로 바뀔 것입니다.
이제 함께 은혜의 길을 출발하려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오래전부터 준비하신 그 자리, 우리를 향해 비워 두신 아들의 자리를 향해 걸어가겠습니다. 그 길 위에서 성경의 빛 아래 함께 고백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버지, 제가 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