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의 섬과 닿을 수 없는 시간》은 줄거리 요약보다 작품을 다시 읽게 만드는 질문의 위치를 바꿔 놓는다. ‘『전날의 섬』 다시 읽기: 시간은 왜 닿을 수 없는 섬이 되는가 표류, 날짜변경선, 사랑, 지식의 거리로 읽는 움베르트 에코 재독 비평’이 예고하듯, 독서는 작품의 배경과 인물 관계, 상징의 반복을 함께 놓고 천천히 진행된다. 「첫 독서는 난파를 보지만, 재독은 건너지 못한 하루를 본다」에서 첫 질문을 세우고, 「날짜변경선 위에 떠 있는 섬, 장소가 된 어제」와 「로베르토, 도착하지 못한 것들로 이루어진 사람」에서는 그 질문이 사건과 인물의 태도 속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핀다. 「빈 배의 방과 바다의 벽, 하루 전 해안의 압력」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이미 알고 있다고 여긴 장면을 낯설게 만들며, 단순한 감상문으로는 놓치기 쉬운 여백을 남긴다. 전날의 섬과 닿을 수 없는 시간을 처음 읽는 독자에게는 길잡이가 되고, 재독하는 독자에게는 익숙한 문장 사이의 갈림길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에필로그. 물 위에 남은 하루의 빛」은 작품을 덮은 뒤에도 남는 질문을 정리하게 해, 독자가 자기 언어로 해석을 이어가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