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의 실종』의 약속은 ‘삶이 옅어질 때’라는 주제를 멀리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손에 잡히는 순서로 낮추는 데 있다. 초반부는 '아무 일도 없는데 삶이 무뎌지는 순간'을 통해 출발점을 잡고, 이어 '감각이 닳을 때 세계는 왜 평평해질까'와 '주의가 흩어질수록 나는 왜 얕아질까'에서 적용 장면과 재점검 지점을 넓힌다. 읽는 동안 관계 점검표에 옮겨 적을 만한 문장이 생기고, 대화 준비 문장로 이어 보면 활용 감각이 더 분명해진다. 상담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고, 일상에서 알아차릴 수 있는 신호와 말의 선택을 다룬다. 『느낌의 실종』은 그 조심스러움을 바탕으로 기록, 비교, 재점검을 함께 다룬다. ‘삶이 옅어질 때’를 더 조심스럽게 다루고 싶은 사람에게 『느낌의 실종』은 과한 확신 대신 확인 가능한 순서를 권한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느낌의 실종』은 독자를 재촉하지 않고, 이미 알고 있던 말과 실제로 해 본 일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게 한다. ‘삶이 옅어질 때’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어려운 표현보다 상황, 순서, 기록을 중심으로 설명의 밀도를 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