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코퍼필드』을 읽기 시작하면 ‘상처가 삶의 문장이 될 때’라는 주제에서 막히는 지점이 하나씩 분리된다. 초반부는 '왜 『』은 상처를 삶의 문장으로 바꾸는 소설인가'를 통해 출발점을 잡고, 이어 '어린 시절은 왜 한 사람의 문장을 먼저 써버리는가'와 '상처는 어떻게 성격이 되고 관계의 문법이 되는가'에서 적용 장면과 재점검 지점을 넓힌다. 『데이비드 코퍼필드』은 개념을 빠르게 소비하기보다 표시하고, 비교하고, 나중에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독서 흐름을 만든다. 『데이비드 코퍼필드』은 독자가 이미 가진 경험을 무시하지 않고, 그 경험을 조금 더 확인 가능한 말로 바꾸게 한다. ‘상처가 삶의 문장이 될 때’ 앞에서 늘 비슷한 곳에 멈췄던 사람이라면, 『데이비드 코퍼필드』을 통해 다음 질문의 위치를 더 정확히 잡게 된다. 『데이비드 코퍼필드』의 소개가 필요한 이유는 정보를 더 많이 쌓는 데 있지 않고, 이미 가진 자료를 어떤 순서로 볼지 정하는 데 있다. 낯선 주제일수록 '어린 시절은 왜 한 사람의 문장을 먼저 써버리는가'처럼 구체적인 장을 먼저 확인하면, ‘상처가 삶의 문장이 될 때’는 막연한 용어가 아니라 오늘 확인할 선택지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