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담을 넘어 다시 읽는 『삼국지』의 권력과 희생’이라는 주제가 익숙해도, 『명분은 어떻게 사람을 소모시키는가』을 펼치면 먼저 볼 지점이 달라진다. 앞부분에서 '왜 우리는 영웅보다 소모를 늦게 보는가'로 기본 방향을 잡은 뒤, 중반부의 '우리는 왜 『삼국지』을 너무 쉽게 안다고 착각하는가'와 후반부의 '유비와 조조 사이에서 명분은 어떻게 서로 다른 얼굴을 갖는가'가 실제 적용감을 더한다. '유비와 조조 사이에서 명분은 어떻게 서로 다른 얼굴을 갖는가' 같은 대목은 놓치기 쉬운 예외와 경계선을 보여 주어, 단순한 요약보다 오래 남는 기준을 만든다. 읽는 동안 독서 노트에 옮겨 적을 만한 문장이 생기고, 인물 관계도로 이어 보면 활용 감각이 더 분명해진다.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독자라도 『명분은 어떻게 사람을 소모시키는가』을 따라가면 재독 질문에 남길 첫 문장만큼은 분명해진다. 한꺼번에 모든 장을 따라가지 않아도 '왜 우리는 영웅보다 소모를 늦게 보는가'에서 얻은 질문 하나를 개인 노트에 옮기는 것만으로 출발점이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