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강쇠가를 다시 읽는 일은 결말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처음 읽을 때 지나친 장면을 다른 빛에서 보는 일이다. 장면, 인물, 질문의 결을 따라 다시 읽게 한다. 단순한 요약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왜 지금 변강쇠가를 다시 읽어야 하는가’, ‘오래된 금기는 왜 오늘의 문장에서도 살아남는가’, ‘변강쇠가, 지금 다시 읽어야 할 이유’의 흐름을 따라간다. ‘불편해서 더 오래 남는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그 흐름을 실제 생활이나 업무의 질문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줄거리 요약을 앞세우기보다 인물의 말, 반복되는 장면, 결말 뒤에 남는 감정을 따라가며 재독의 입구를 만든다. 해석을 하나로 밀어붙이지 않고 작품이 남기는 질문의 결을 살린다. 당장 모든 답을 고르기보다, 오늘의 선택을 조금 더 정확히 나누고 싶은 독자에게 맞다. 각 장의 질문은 독자가 자신의 생활과 업무에서 어디를 먼저 점검해야 할지 판단하게 돕는다. 만나는 독자에게는 전체 지도를, 이미 익숙한 독자에게는 빠뜨린 조건을 다시 보게 하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