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는 오래도록 사랑 이야기로 소개되어 왔다. 가난하고 외로운 한 여성이 수많은 시련 끝에 사랑과 안식을 얻는 이야기라는 설명은 틀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게만 읽으면 이 소설이 끝내 지키려 한 핵심을 놓치게 된다. 이 작품의 중심에는 사랑받고 싶다는 열망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 앞에서도 자신을 버리지 않으려는 의지가 있다. 누군가의 선택을 받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 일이 먼저라는 감각이야말로 이 소설을 지금까지 살아 있게 만든 힘이다. 이 안내는 제인 에어를 줄거리 요약집이나 명장면 모음으로 다시 쓰지 않는다. 대신 장면을 천천히 해부하고, 관계의 기울기와 공간의 압력을 읽고, 제인이 왜 어떤 자리에서는 견디고 어떤 순간에는 떠나는지를 따라간다. 붉은 방, 로우드 학교, 손필드 저택, 다락방의 웃음, 황야의 방랑, 페른딘의 재회까지 이어지는 길 위에서 우리는 고전 로맨스의 낭만보다 그것은 살아남기 위해 냉혹해지는 태도도 아니고, 사랑을 거부하는 자존심도 아니다. 타인의 사랑을 받을 자격을 스스로 부여받기 전에 먼저 자기 존재를 침해당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힘이다. 작품을 다시 읽으며 자기 질문을 만들고 싶은 독자라면 읽은 뒤 막연한 결심보다 다음에 확인할 질문 몇 가지를 손에 쥐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