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의 시장을 다시 읽는 일은 결말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처음 읽을 때 지나친 장면을 다른 빛에서 보는 일이다. 장면, 인물, 질문의 결을 따라 다시 읽게 한다. 앞부분의 ‘왜 지금 허영의 시장을 다시 읽어야 하는가’는 왜 이 주제가 필요한지 보여 주고, ‘웃음이 끝난 뒤에도 남는 인간의 표정에 대하여’는 선택지를 나누어 준다. ‘허영의 시장의 핵심은 어디에 있는가’와 ‘제1장 허영은 왜 한 사람의 결점이 아니라 세계의 공기인가’를 지나면 독자는 막연한 이해를 구체적인 점검 항목으로 옮길 수 있다. 줄거리 요약을 앞세우기보다 인물의 말, 반복되는 장면, 결말 뒤에 남는 감정을 따라가며 재독의 입구를 만든다. 해석을 하나로 밀어붙이지 않고 작품이 남기는 질문의 결을 살린다. 비슷한 상황 앞에서 매번 흔들렸던 독자라면 자신의 선택을 기록하고 조정하는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 짧게 읽고 지나칠 정보가 아니라,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다시 펼쳐 볼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다. 각 장의 질문은 독자가 자신의 생활과 업무에서 어디를 먼저 점검해야 할지 판단하게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