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안내는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오늘의 일상 언어로 다시 읽기 위한 해설서다. 여기서 다시 읽는다는 말은 난해한 고전을 쉽게 풀어준다는 뜻에 그치지 않는다. 프롬이 던진 질문을 오늘의 집, 돈, 구독, 커리어, 자기계발, 관계, 미니멀리즘의 장면 속으로 옮겨와, 우리가 이미 상식처럼 받아들인 감각을 다시 낯설게 보는 일에 가깝다. 우리는 너무 쉽게 ‘내 것’이라는 표현을 쓰고, 가진 것을 관리하는 일이 곧 삶을 안정시키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그 상식은 정말 우리를 덜 불안하게 만들었는가. 이 안내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안내는 프롬의 원전을 대신하지 않는다. 프롬의 핵심 논지를 오늘의 장면 속으로 옮겨와 해설하고, 그 과정에서 덧붙여지는 연결과 사례는 오늘의 언어로 풀어 쓴 해석임을 분명히 하려 한다. 그래서 이 안내가 붙드는 것은 더 적게 가지라는 도덕적 충고가 아니다. 물건을 줄인다고 해서 왜 곧바로 존재의 삶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닌지, 성과를 내려놓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왜 우리는 계속 자기 자신을 하나의 자산처럼 관리하는지, 사랑과 우정과 가족까지 왜 소유의 언어로 번역되는지를 묻는 일이다. 정보를 더 모으기 전에 무엇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알맞은 한 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