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영국문학 이야기(탈리에신에서 셰익스피어까지)(Children's Stories in English Literature: From Taliesin to Shakespeare, 1889)
미국에서 출간된 『어린이를 위한 영국문학사 — 탈리에신에서 셰익스피어까지』는 6세기 고대 브리튼부터 16세기 엘리자베스 시대 직전까지, 약 천 년에 걸친 영문학의 역사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낸 입문서다. 전통 노래와 다양한 문학 작품들을 엮어, 문학의 큰 흐름을 쉽고 흥미롭게 소개한다.
책은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단순히 연대순으로 나열하지 않는다. 저자는 베어울프, 아서왕, 로빈 후드,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 스펜서의 『요정 여왕』, 시드니의 『아르카디아』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들의 줄거리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여기에 시대적 배경, 작가의 생애, 그리고 문화사적인 해설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있어, 독자는 이 한 권으로 영웅서사시부터 기사도 이야기, 순례담, 우의시, 목가적 로맨스, 희곡까지 다양한 장르를 두루 접하게 된다.
책에서 그려내는 천 년의 역사는 세 가지 큰 흐름으로 요약된다.
첫째는 ‘언어의 형성’이다. 고대 브리튼어와 색슨어에서 시작해, 노르만 정복 후 프랑스어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민중의 모국어에 대한 애정 덕분에 결국 살아남아, 초서와 위클리프를 거쳐 르네상스 시대의 영어로 완성된 과정을 따라간다.
둘째는 ‘매체의 발전’이다. 음유시인의 구전에서 수도사들의 필사, 그리고 캑스턴이 인쇄술을 도입하면서 지식이 소수에게서 점차 대중에게로 확산gk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셋째는 ‘정신의 진보’다. 전쟁과 죽음을 영광으로 여겼던 이교적 세계관이 기독교의 평화와 자비, 그리고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정의와 인류애로 나아간다.
이 흐름을 이끄는 인물들은 네 가지 유형으로 분명하게 나뉜다. 비드와 앨프레드, 캑스턴 같은 보존자, 위클리프와 랭글런드처럼 불의와 맞서 싸운 개혁자, 캐드먼·초서·스펜서·말로처럼 새로운 문학을 창조한 이들, 그리고 베어울프, 아서왕, 로빈 후드, 시드니와 같이 한 시대의 이상을 몸소 실천한 영웅들이 그들이다.
저자가 천 년의 역사를 통틀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무력의 영광이 아니라, 평화와 학문, 정의, 인류애가 한 민족을 진정으로 위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비드가 마지막 순간까지 성경을 번역하고, 앨프레드가 적에게도 관용을 베풀며, 위클리프가 박해를 무릅쓰고 영어 성경을 완성하고, 시드니가 전장에서 자신의 마지막 물을 곁의 병사에게 양보한 에피소드 등이 모두 이 주제로 이어진다.
비록 제목은 ‘셰익스피어까지’이지만, 책은 크리스토퍼 말로를 ‘셰익스피어와 나란히 언급할 만한 인물’로 평가하며 끝난다. 결국 이 책은 셰익스피어라는 거대한 정점에 이르기까지, 천 년 동안 영문학이 어떻게 언어를 다듬고, 다양한 장르를 발전시키며, 그 속의 정신을 키워왔는지를 보여주는 ‘셰익스피어 이전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교육적 열정이 어린이 독자들에게 영어권 문학의 자부심과 인문주의적 가치를 심어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친근하고 다정한 이야기꾼의 목소리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