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한 아이가 세상을 떠난 봄, 한서고는 무너졌다. 세 번의 도움 요청이 모두 같은 책상에서 멈췄고, 학교가 지킨 것은 아이가 아니라 평판이었다. 떠난 아이의 외삼촌이자 한때 입시판의 스타 강사였던 서도현은, 아무도 가지 않는 그 폐허에 기간제 교사로 걸어 들어간다. 조카를 죽인 것이 무엇인지, 교문 안쪽에서 직접 보기 위해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창하지 않았다. 매일 아침 일곱 시 사십 분, 교문에 서서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것. 그리고 자기 실수까지 적은 교실 일지를 복도에 붙이는 것. 어른의 말을 믿지 않게 된 아이들은, 어른이 매일 어기지 않고 하는 것에만 조금씩 다가왔다.
무너진 학교에서 가장 귀한 것은 좋은 수업도, 화려한 성적도 아니었다. 어기지 않는 약속이었다. 이름을 부르겠다는 약속, 신호를 멈추지 않겠다는 약속, 한 명도 잃지 않겠다는 약속. 『다시, 교문』은 등수의 학교가 한 명의 학교로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이자, 가장 멀리 간 교육자는 결국 교실로 돌아온 사람이었다는, 한 어른의 기록이다.
본문 중에서
"그래서 붙이라는 걸세." 노인은 어두운 복도를 돌아보았다. "이 학교 아이들이 어른한테 마지막으로 본 게 뭔지 아나. 세 번의 신호를 덮은 어른, 책임을 떠넘기는 어른, 먼저 도망간 어른이야. 아이들은 이제 어른의 말은 안 믿네. 어른이 매일 하는 것만 믿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