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조용히 내려앉은 비밀의 골짜기, 금낭화의 분홍빛 주머니 속에는 숲속 요정들이 소중히 간직해 온 보물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장난꾸러기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 주머니를 흔들었고, 그 안에 담겨 있던 용기와 믿음, 지혜와 인내의 보물들이 숲속 사방으로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잠시 놀라 움츠러들었던 요정들은 이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잃어버린 보물을 되찾기 위해 깊은 숲속으로 모험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요정들은 먼저 보랏빛 꽃잎으로 길을 가리키는 얼레지를 만나 보물의 방향을 알게 되고, 맑은 종소리로 마음을 깨우는 은방울꽃의 도움을 받아 희망을 이어갑니다. 밤이 찾아오면 초롱꽃이 따뜻한 등불이 되어 길을 밝혀 주고, 숲속 깊은 곳에서는 족두리꽃 공주님이 오랫동안 지켜온 보물을 조용히 내어줍니다. 이어서 노란빛으로 숲을 환하게 물들이는 피나물과, 간절한 기다림을 간직한 동자꽃을 지나며 요정들의 여정은 점점 더 깊어지고 단단해집니다.
계곡에 이르러서는 색을 바꾸는 신비한 산수국이 지혜의 길을 열어 주고, 높은 산 위에서는 만병초 할아버지가 긴 시간을 견디는 인내의 힘을 일깨워 줍니다. 마침내 숲속 가장 깊은 곳에서 노란 투구를 쓴 백부자를 만나게 된 요정들은, 그가 펼친 마지막 마법을 통해 흩어졌던 보물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이야기를 완성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