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소설가가, 가장 단순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로 인간의 마음 깊은 곳까지 그려 낸 레프 톨스토이는, 명성과 부의 절정에서 도리어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물음에 사로잡혔다. 그 깊은 흔들림을 지나며 그는 거장의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고, 농부도 아이도 단숨에 읽어 내릴 만큼 짧고 맑은 이야기들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에 담긴 네 편의 이야기가 바로 그 마음에서 태어났다.
헐벗은 나그네를 거둔 가난한 구두장이 부부의 집에서, 한 사내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물음의 답을 깨닫는다. 땅만 넉넉하면 두려울 것이 없다던 농부는, 욕심을 좇아 끝없이 걷다가 끝내 자기 몸 누일 여섯 자의 흙으로 돌아간다. 저마다 제 신앙만이 옳다 목청 높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 조용한 이가 해를 둘러싼 우화로 교만의 어리석음을 일깨운다. 그리고 알맞은 때와 사람과 일을 알고 싶어 하던 임금은, 늙은 은자에게서 더없이 단순한 답을 듣는다.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며,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내 곁에 있는 그 사람이라고.
쓰인 시기도 소재도 다르지만, 네 이야기는 놀랍도록 한곳을 가리킨다. 사람이 흔히 붙드는 것들—재물과 학식과 지위와 제 믿음의 옳음—이 실은 헛되며, 정작 우리를 살리는 것은 서로를 향한 사랑이라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이 진리를 설교로 늘어놓지 않는다. 다만 구두장이와 농부와 임금과 길손의 이야기 속에 슬며시 심어 둘 뿐이다. 그래서 독자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어느 순간, 스스로 그 답에 가닿게 된다.
문장은 더없이 쉽지만, 한번 읽으면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 그것은 평생 가장 복잡한 문장을 자유로이 부리던 사람이, 모든 기교를 덜어 내고 또 덜어 내어 도달한 단순함이기 때문이다. 백수십 년의 세월을 건너 이 이야기들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읽히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가진 것을 셈하고, 더 많이 쥐려 다투고, 제가 옳다 우기는 일에 우리는 여전히 익숙하기에—이 오래된 이야기는 낡기는커녕 오늘 더욱 새롭게 마음에 와닿는다.
쉽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네 편의 이야기.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도록 마음 한구석에 남을, 거장이 가장 낮은 목소리로 건네는 단 하나의 진심을 만나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