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했더니 1975, 뉴욕 패션계를 찢다 는 회귀 복수극의 짜릿함과 패션 직업물의 생생한 디테일을 결합한 작품이다. 주인공 이서연은 2025년 서울에서 표절 누명과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지만, 1975년 뉴욕에서 ‘엘리 리’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 단돈 3달러와 낡은 옷 몇 벌뿐인 상황에서 그녀가 자신의 감각과 손끝으로 세계를 다시 만들어가는 과정은 강한 몰입감을 준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패션을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인물의 생존 방식이자 복수의 언어로 그려낸다는 점이다. 엘리의 옷은 예쁜 의상이 아니라, 빼앗긴 이름을 되찾기 위한 증거이며 선언이다. 벼룩시장의 리폼 옷, 콘테스트의 드레스, 상류사회 갈라와 런웨이로 이어지는 전개는 한 사람의 재능이 어떻게 시대의 취향을 흔드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또한 대니얼 김, 마담 에디스, 리처드 블랙웰, 제이콥 로스 등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가 이야기에 긴장과 깊이를 더한다. 기록하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 후원이라는 이름으로 통제하려는 사람, 다시 빼앗으려는 사람 사이에서 엘리는 흔들리지만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관계의 압박을 자기 세계를 세우는 재료로 바꾸어 간다.
이 소설은 과거로 돌아가 성공하는 이야기이면서도, 단순히 미래 지식으로 이기는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실패와 배신을 겪은 사람이 다시 자신의 이름을 선택하고, 자신의 시대를 직접 디자인해 나가는 이야기다. 패션, 복수, 성장, 로맨스, 권력 암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엘리 리의 뜨거운 런웨이를 끝까지 따라가게 될 것이다.
“내가 이 시대의 취향을 다시 만들어줄게.”
이 문장은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선언이자, 엘리 리라는 인물이 독자에게 남기는 가장 강렬한 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