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쌓인 옛 시간의 흔적,
그 공간이 품고 있는 기억을 떠올리다
서울이 어떤 도시인가에 대한 더 이상의 설명은 무의미하다. 서울이 어떤 변화와 역동성의 결과물로 지금 우리 앞에 서 있는지에 대한 개별적이고 표피적인 정보와 개인의 감상을 나열하는 일도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이미 서울에 관한 수없이 많은 책들이 독자들 앞에 도열하고 있는 이 시점에 서울에 관한 책을 또 한 권 보태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조한 교수의 신간 『서울, 공간의 기억 기억의 공간』에는 ‘건축가 조한의 서울 탐구’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부제가 말하듯, 이 책은 서울의 감상기도, 도시의 산책기도 아니다. 많은 이들의 삶의 터전이 되고 있는 이 도시는 그에게는 태어나고 자란 곳이자, 어린 시절과 청춘의 시절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기억의 저장소이기도 하다.
그는 자라고 살면서 이 도시가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를 지켜보았고, 지금 눈에 보이는 공간의 과거 모습을 선연히 기억하고 있다. 때문에 그가 주목하는 공간은 크고, 화려하고,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아닌, 지금의 공간이로되 옛 시간의 흔적, 그 공간이 품고 있는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곳들이다. 더불어 기억 속에는 있으나 눈앞에서는 사라진 그런 공간의 흔적과 자취 역시 주목의 대상이다. 그는 그 공간을 마주 보고, 자신이 기억하는 그리고 잊지 않기를 바라는 공간의 옛 이야기를 오늘에 서서 차근차근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