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책(Winter Walk)
「겨울 산책」은 뉴잉글랜드의 어느 겨울, 밤이 새고 날이 밝아 다시 밤에 이르기까지 하루의 산책을 시간순으로 따라가며 펼쳐지는 사색 에세이다.
이야기는 밤새 부드럽게 창을 스치던 바람과, 잠든 대지 위로 소리 없이 내리는 눈으로 시작된다. 화자(‘우리/나’)는 겨울 아침에 깨어나 눈에 덮인 정갈한 세계를 내다보고, 에는 듯한 새벽 공기 속으로 문을 열고 나섰다. 이른 농부의 창백한 새벽 촛불과 굴뚝 연기, 곧은 걸음으로 도끼를 휘두르는 나무꾼의 모습이 겨울 새벽의 첫 풍경을 이루었다.
날이 밝으며 화자는 맑고 청량한 공기가 오히려 폐를 살리는 영약임을, 그리고 자연 속에는 절대 꺼지지 않는 ‘지하의 불’이 있어 아무리 추운 날에도 나무마다 눈을 녹인다는 깨달음으로 나아갔다. 겨울에는 온기가 곧 모든 미덕을 대신하며, 건강한 사람은 가슴속에 여름을 품은 ‘계절의 보완물’이라는 사유가 이어졌다.
산책은 숲으로, 다시 눈 덮인 골짜기와 버려진 나무꾼의 오두막으로, 언덕 꼭대기와 숲속 호수로 이어졌다. 화자는 작은 대팻밥 하나에서 ‘나무꾼과 세계의 온 역사’를 읽어 내고, 굴뚝 연기를 ‘인간 삶의 상형문자’로 해석하며, 호수를 ‘대지의 물빛 눈동자’라 불렀다. 오후에는 얼어붙은 강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면서 물고기들의 세계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곳에서 최초로 자리를 잡은 사향쥐와, 얼음 위에 꼿꼿이 서서 낚시하는 강꼬치 낚시꾼, 이른바 ‘보이지 않는 것을 섬기는 사람’인 강꼬치도 만날 수 있었다.
다시 눈이 내려 인간의 자취를 소리 없이 지우고, 저녁 바람이 발길을 돌리게 했다. 화자는 달력 속 늙고 혹독한 겨울 노인의 통념을 뒤집어, 겨울을 여름처럼 명랑한 ‘유쾌한 나무꾼 청년’으로 다시 그렸다. 하루는 농가의 화롯가, 폭풍이 지난 뒤 극도로 맑게 빛나는 밤하늘의 별빛으로 마무리되었다. 결국 이 산책 전체는 겨울(추위·침묵·외적 죽음)과 여름(온기·소리·내적 생명)의 끊임없는 대비를 통해, 겨울이야말로 ‘북극의 여름’이며 자연과 인간의 가슴속에는 사라지지 않는 온기가 있다는 초월주의적 통찰로 수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