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행자는 카누를 타고 거대한 강을 따라 내려가던 중,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버드나무 숲의 모래섬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처음에는 평화롭고 아름답게만 보이던 풍경은 시간이 흐를수록 설명하기 어려운 기이한 기운을 드러낸다. 끝없이 흔들리는 버드나무, 끊임없이 변하는 강의 흐름, 그리고 누구도 보지 못했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듯한 무언가가 두 사람을 서서히 압박하기 시작한다.
알저넌 블랙우드는 유령이나 괴물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자연 그 자체를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로 그려 내며, 독자가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흔들리도록 만든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공포와 인간의 이성이 감당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경외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읽는 내내 서서히 조여 오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버드나무의 속삭임'은 현대 공포문학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후대의 공포 작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우주적 공포(Cosmic Horror)의 계보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고전으로 손꼽힌다. 화려한 사건보다 분위기와 심리를 통해 공포를 구축하는 작품인 만큼, 오늘날에도 여전히 독창적인 매력을 잃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