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진 도시다. 하나는 낙동강 중류의 오래된 고을 선산(善山)과 인동(仁同)의 얼굴이고, 또 하나는 1969년 이후 한국 산업화의 가장 빠른 속도가 통과한 공단의 얼굴이다. 이 두 얼굴은 한 사람의 옆모습처럼 잘 겹쳐지지 않는다. 도리사의 종소리와 반도체 공장의 가동음, 길재가 거닐던 금오산 자락과 출퇴근 시간의 산업도로는 같은 행정구역 안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시간대에 속한 듯 보인다.
이 책은 그 두 얼굴이 어떻게 한 도시의 역사 속에서 이어졌는지를 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