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이라는 직업의 세계
_ 수천억 프로젝트를 책임진다는 것, 방위산업 PM 20년의 기록
채용 공고 속 ‘PM(프로젝트 매니저)’, ‘사업관리’라는 글자 앞에서 멈춰 선 적이 있는가. 회사도 연봉도 마음에 드는데, 정작 이 직무가 매일 무슨 일을 하는지는 두 줄짜리 직무 소개만으로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물어볼 현직 선배 한 명 없이, 합격 후기 몇 편으로 직업의 윤곽을 그려보는 마음. 이 책은 그 마음에 20년 차 현직 PM이 내놓는 가장 길고 정직한 대답이다. 미리 말해두자면, 현실의 PM은 일정표를 체크하는 편안한 관리자가 아니다. 제한된 예산, 촉박한 일정, 부족한 인력 속에서 어떻게든 약속된 마감일까지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비즈니스의 최종 책임자다.
저자는 한화오션 특수선 사업부에서 20여 년간 잠수함, 수상함, MRO(유지·보수·정비) 프로젝트를 지휘해 온 실전형 PM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함 수출, 최초 수출 잠수함의 인도 후 현지 보증 수리, 그리고 대한민국 최초의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 프로젝트 총괄까지 - 전례가 없어 물어볼 곳조차 없던 ‘최초’의 프로젝트들을 다수 이끌어 왔다.
이 책에는 그 20년의 경험이 담겨 있다. 페이지를 따라가다 보면 PM이라는 직업의 민낯을 만나게 된다. PM은 기술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사람이라는 것. 세계 최고의 설비도 입장권일 뿐, 다음 계약을 부르는 것은 고객이 머물 호텔의 침구까지 살피는 세심함이라는 것. 국경이 닫힌 해외 현장에서는 직함 없이도 사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 아무리 급한 공정 앞에서도 수익보다 먼저 지켜야 할 것은 동료의 안전이라는 것. 그리고 수천억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수해내는 무기가 회의록 한 장, 다이어리의 한 줄 같은 사소한 기록이라는 것. 이 민낯을 마주하고 나면, 채용 공고 속 두 줄짜리 직무 소개가 전혀 다르게 읽히기 시작한다.
이 책은 시원한 사무실 책상 위에서 쓰인 경영학 이론서가 아니다. 군함 인도식 전날 안전 절차를 무시했다가 동료를 사지로 밀어 넣을 뻔했던 뼈아픈 과오까지, 저자는 성공담 뒤에 감춰지기 마련인 실패와 공포의 순간들을 가감 없이 꺼내 놓는다. 포장을 걷어낸 날것 그대로의 기록이기에 어떤 이론서보다 생생하게 읽힌다.
AI가 공정표를 짜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대에도, 화가 난 고객의 행간을 읽고 이해관계자 사이의 타협점을 찾아내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그래서 AI 시대에도 PM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귀해지는 직업이다. 향후 10년간 국내에서만 최대 22만 명의 프로젝트 관리 인재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 뒷받침한다. 반복되는 운영의 영역을 벗어나 분명한 마침표를 찍는 성취의 세계로 들어가고 싶은 취업 준비생과 주니어에게, 이 책은 가장 현실적인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PM이라는 직업의 세계 (수천억 방위 산업 프로젝트를 책임진다는 것) | 경남교육 전자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