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일은 누구보다 잘하는데, 이상하게 사람은 자꾸 떠나간다. 회의에서 늘 옳은 말을 하는데, 점심을 같이 먹을 사람은 없다. 모든 싸움에서 이기는데, 어느 순간 곁이 텅 비어 있다. 혹시 이게 당신의 이야기라면, 이 책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서른둘의 한도현은 승진에서 밀리고, 7년을 만난 연인을 떠나보내고, 외로움 속에서 아버지의 낡은 라디오를 고치러 작은 전파사를 찾는다. 그곳의 노인은 라디오 대신 노트 한 권을 건넨다. 표지에는 “사람공부”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남을 다루는 법을 기대하며 펼친 그 노트가, 1년 반에 걸쳐 그의 일과 사랑과 자기 자신을 바꿔놓는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그는 깨닫는다 — 이 책이 처음부터 가리키던 '사람'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는 것을.
이 책은 처세술도, 사람을 조종하는 기술도 아니다. 옳은 말을 차갑게 하면 틀린 말이 되고, 사람을 이기는 동안에는 누구도 사람을 얻을 수 없으며, 신뢰는 작은 약속을 지킨 수백 번의 날들로만 천천히 자란다고 말하는, 한 사람의 성장 이야기다. 말·행동·몸·판단을 다루는 구체적인 정비 수칙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타인을 바꾸는 법이 아니라 나를 잘 쓰는 법을 배우게 된다.
똑똑한데 외로운 당신에게, 조용히 건네고 싶은 한 권. 읽어보길 바란다. 끝까지. 다 읽고 나면, 당신 옆에도 무언가 단단한 것이 자라기 시작할 테니.
본문 중에서
그는 노인이 라디오를 고치는 줄 알았다. 사실 노인이 1년 반 동안 고친 건, 라디오도 시계도 아니었다. 한도현이라는, 오래 방치되어 신호가 멋대로 튀던 한 사람이었다. 노인이 라디오를 일부러 안 내준 것도, 매주 토요일 오라고 한 것도, 헛도는 나사를 고치게 하고 깨진 잔을 보여준 것도 — 전부 한 사람을 천천히 수리하는 과정이었다. 급하게 고친 건 급하게 또 망가지니까. 노인은 도현을, 급하지 않게 고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