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테스”와 “캐스터브리지의 시장”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토머스 하디. 그러나 그가 남긴 또 하나의 장편, “어느 미온적인 사랑 ― 스탠시 성의 상속녀”(원제 A Laodicean: A Story of To-day, 1881)는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채 오래 묻혀 있었습니다.
철도로 부를 일군 아버지에게서 막대한 재산과 몰락한 귀족의 고성(古城)을 물려받은 젊은 상속녀 폴라 파워. 그녀 앞에 성을 복원하러 온 정직한 청년 건축가와, 그 성의 옛 주인이었던 몰락 귀족의 후예가 나타납니다. 새로운 시대의 사랑을 택할 것인가, 스러져 가는 귀족의 이름을 택할 것인가 — 어느 쪽으로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채 끝없이 흔들리는 그녀를, 하디는 원제 그대로 "라오디케이아 사람", 곧 ‘요한계시록’이 말한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사람이라 불렀습니다.
위조된 전보, 조작된 사진, 감춰진 핏줄, 그리고 한밤의 방화까지. 신흥 부호와 몰락 귀족, 현대와 전통이 충돌하는 이 이야기는 하디의 다른 작품과 달리 빠른 전개와 반전을 품은 한 편의 로맨스이자 서스펜스입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마음, 이름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사랑 — 150년 전의 이 질문은 오늘의 독자에게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A Story of To-day, 곧 '오늘날의 이야기'라는 부제 그대로, 토머스 하디의 가장 현대적인 소설을 이제 우리말로 만나 보십시오.
본문 중에서
"좋아요, 곧장 나아갈게요. 그리고 우리는 폐허 곁에 새집을 짓고, 영영토록 현대정신을 보여 주는 거예요…… 하지만, 조지, 저는 ―" 그러고서 폴라는 한숨을 눌러 삼켰다.
"왜요?"
"제 성이 불타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리고 당신이 디 스탠시 가 사람이었더라면 좋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