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글
몸의 상처는 눈에 보이지만 마음의 상처는 조용히 숨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하루를 건너고, 사람들 사이에서 웃다가도 혼자가 된 순간 낮은 기침처럼 자신의 존재를 알립니다.
마음의 기침소리 중편은 상처가 말을 삼키는 밤과 혼자 견딘 시간의 무게를 기록합 니다. 아픔을 설명하거나 쉽게 위로하려 하지 않고, 아픈 사람이 침묵할 수밖에 없 었던 까닭을 먼저 바라봅니다. 견딘다는 말 뒤에 감춰진 수많은 주저앉음과 다시 일어섬도 함께 담았습니다.
누구에게나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의 방이 있습니다. 이 책이 그 문을 억지로 열기 보다 문밖에 가만히 앉아 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괜찮아지라고 재촉하지 않 고, 오늘을 버틴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해 주는 낮은 목소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글모음 소개
중편 [아픈 마음의 기척]은 66권의 작품 가운데 상처와 고독, 병상과 기억, 견딤 의 시간을 담은 글을 중심으로 엮었다.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마음이 앓는 순간의 작 은 움직임을 가까이 들여다보는 문장들을 골랐다.
1부는 이유를 다 말할 수 없는 아픔을, 2부는 상처 앞에서 잃어버린 말을 담는다. 3 부는 혼자 감당해 온 시간의 무게를 지나고, 4부는 울음조차 삼켜야 했던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간다.
이 글모음은 정답이나 처방을 건네는 책이 아니다. 다만 ‘나만 이렇게 아픈 것은 아 니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작은 동행을 건넨다. 짧은 문장 뒤에 남겨 둔 여백은 독자 의 침묵이 편히 머물 수 있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