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절반에서 다시 0으로
쉰 살이 되면 인생이 어느 정도 정리될 줄 알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안정된 삶을 살고 있을 줄 알았고, 적어도 '이제는 조금 편해지겠구나' 하는 시간이 올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 쉰 살은 예상과 조금 달랐습니다.
만화를 그리던 사람은 생활비를 위해 다이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퇴근 후에는 방송통신대학교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림은 여전히 그리고 있지만, 생계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날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실패가 두려웠지만, 오십이 되니 실패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두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0'이 되기로 했습니다.
이 책은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나 거창한 자기계발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매일 흔들리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평범한 한 사람의 기록입니다. 소비습관을 바꾸기 위해 애쓰고, 야식을 끊으려 다짐하고, 블로그를 시작하고, 새로운 공부를 하며, 작은 꿈을 하나씩 다시 세워가는 이야기입니다.
누군가는 쉰 살을 인생의 후반전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쉰 살은 끝이 아니라 다시 출발선에 설 수 있는 나이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자산이고, 앞으로 살아갈 시간은 아직 충분히 남아 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새로운 길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저는 매일 배우고 있습니다.
만화는 늘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는 창이었습니다. 웃음 뒤에 숨어 있는 눈물도, 평범한 하루 속 작은 행복도 그림 한 컷에 담아왔습니다. 그래서 이 책 역시 거창한 교훈보다 살아 있는 하루를 담고 싶었습니다.
혹시 지금 이 책을 펼친 당신도 새로운 시작 앞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우리는 이미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아직 완성된 사람이 아닙니다. 여전히 배우고, 실패하고, 다시 시작하는 중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친구 같은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시 0으로.'
이 말은 모든 것을 잃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가장 큰 희망의 다른 이름입니다.
부디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도 자신의 새로운 출발선을 만나기를 바랍니다.
우리 함께, 오늘부터 다시 시작해 봅시다.
〈이 책이 도움 되는 분〉
▷나이 때문에 꿈을 미뤄온 분
▷하루하루 버티느라 자신을 잊고 살았던 분
▷다시 공부하고 싶어진 분
▷내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남기고 싶은 분
▷“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은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