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로그인한다. 얼굴을 비추면 잠금이 풀리고, 버튼 하나로 다른 서비스 계정을 빌려 들어간다. 너무 익숙해서 대개는 그냥 지나간다.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분명히 맞는 비밀번호가 틀렸다고 나온다. 휴대전화 본인인증까지 마쳤는데 회원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로그인은 됐는데 필요한 문서가 열리지 않는다. 비밀번호를 바꿨는데 거실 태블릿에서는 여전히 내 계정이 열려 있다. 화면에는 비슷한 오류 문구가 뜨지만, 문제의 위치는 전혀 다르다.
이 책은 그 차이를 읽는 법을 다룬다. 아이디와 계정과 사람이 어떻게 다른지에서 시작해 비밀번호 저장과 해시, 쿠키와 세션, 지문과 패스키, 소셜 로그인과 회사 통합인증, 접근 권한과 회원 탈퇴까지 스무 개의 장으로 이어진다. 각 장은 실제로 벌어지는 실패 장면에서 출발한다. 코드를 쓰거나 프로토콜을 외울 필요는 없다. 대신 매일 보던 화면 뒤에서 어떤 질문이 오가고 어느 연결이 끊어질 수 있는지 따라간다.
마지막 장은 AI가 사람을 대신해 여러 서비스를 오가는 시대를 다룬다. 로그인 화면은 당신이 누구인지 물었지만, 이제 질문이 하나 더 붙는다. 이 도구는 누구의 권한으로 움직이며 어떤 자료에 무엇을 언제까지 할 수 있는가. 부록에는 로그인 화면에서 만나는 용어 20개,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일곱 단계로 나누는 진단표, 내 계정의 문을 점검하는 질문 14개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