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울의 피, 하나의 지문. 너무나 명백한 증거 앞에서 의심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젊은 변호사 저비스는 어느 날 보석 절도 사건에 휘말린 한 남자의 이야기를 접한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결정적인 단서는 피가 묻은 엄지손가락 지문이었다. 지문은 용의자를 정확히 가리키고 있었고, 당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지문 감식의 권위까지 더해지면서 그의 유죄는 거의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의사이자 법률가이며 과학적 탐정인 존 손다이크 박사는 다른 질문을 던진다. 증거가 완벽해 보인다는 사실은, 그 증거가 진실이라는 뜻인가?
손다이크는 직감이나 우연에 기대지 않는다. 현장을 관찰하고, 증거를 수집하고, 가설을 세우고, 직접 실험하여 그것을 검증한다. 탐정의 천재적인 번뜩임보다 증거와 논리를 앞세우는 그의 수사는 오늘날 법의학과 과학수사를 연상시킨다.
1907년 발표된 '붉은 엄지손가락'은 R. 오스틴 프리먼이 창조한 존 손다이크 박사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첫 장편소설이다. 당시 최첨단 수사기법으로 받아들여지던 지문 감식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고, 과학적 증거조차 조작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치밀한 미스터리로 발전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