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어떤 소설의 인물을 실제 사람처럼 기억하고, 어떤 이야기를 끝까지 따라가며, 어떤 장면에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동을 느끼는가. 소설이라는 장르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뛰어난 소설은 평범한 이야기와 무엇이 다른가.
'소설이라는 세계'는 영국의 소설가 E. M. 포스터가 소설이라는 문학 형식의 비밀을 탐구한 고전적인 문학론이다. 1927년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진행한 강연을 바탕으로 한 이 책에서 포스터는 문학사를 시대순으로 정리하는 대신, 서로 다른 시대의 소설가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다.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조지 엘리엇, 허먼 멜빌,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마르셀 프루스트 등 수많은 작가와 작품이 시대의 경계를 넘어 비교된다.
포스터가 주목하는 것은 소설을 이루는 근본적인 요소들이다. 이야기는 독자에게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게 한다. 인물은 종이 위의 존재이면서 때로 실제 인간보다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플롯은 단순히 사건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과 결과를 연결하고 의미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환상과 예언, 패턴과 리듬이 더해지면서 소설은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하나의 완전한 세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