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아는 3년 만에 그 집으로 돌아갔다.
공동명의 아파트를 팔기 위해. 그것이 전부였다.
마포구 서교동 204호. 전 남자친구 강재원이 아직 살고 있는 그 집. 서윤아는 2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서류를 정리하고, 짐을 확인하고, 중개사에게 매도를 맡기면 끝이었다. 3년 동안 40분 거리를 한 번도 가지 않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깔끔한 마무리였다.
그런데 그가 문을 열었다.
3년 만에 보는 얼굴. 조금 야위고, 눈은 그대로. 그 눈이 자신을 알아보는 순간, 서윤아는 3년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아니, 3년 동안 아무것도 잊지 못했다는 걸.
두 사람은 규칙을 정했다. 서로의 방에 들어가지 않는다. 식사는 각자 해결한다. 밤 열 시 이후에는 각자 방에 있는다.
그 규칙들은 사흘을 버텼다.
새벽 주방에서 마주친 두 손. 비 오는 날 소파에 나란히 앉아 마신 맥주. 좁은 싱크대 앞에 나란히 서서 하는 설거지. 3년의 공백이 무색하게, 몸은 이 사람을 기억하고 있었다.
헤어지던 날 그가 하려다 말았던 말이 있다는 것을 서윤아는 뒤늦게 알았다. 같이 살자고 하려 했다고. 그날 그녀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기 때문에 끝내 하지 못한 말.
오해가 풀릴수록 선택은 더 어려워졌다. 매도 서류는 핸드폰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전자서명 하나면 끝이었다.
서윤아는 결국 서류를 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