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뼈대를 세운 천재 학자의 치열한 여정,
사람의 운명은 과연 정해져 있는 것인가, 아니면 대자연의 거대한 수레바퀴 속에서 굴러가는 정교한 톱니바퀴인가? 수천 년 동안 동양 철학의 근간을 이루어 온 사주명리학(四柱命理學). 그 웅장한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 천재 학자, 당(唐)나라 감찰어사 이허중(李虛中)의 숨 막히는 진리 탐구의 여정이 마침내 한 편의 소설로 찬란하게 부활했다.
평생을 명리의 연원을 추적하는 데 매진해 온 저자 낭월(朗月)이 야심 차게 선보이는 『사주학명인전』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인 이 책은, 단순한 점술 소설이 아니다. 미신과 허울에 갇혀 있던 당대의 낡은 셈법을 가차 없이 걷어차고, 금목수화토(金木水火土) 오행의 냉혹한 생극제화(生剋制化) 속에서 인간의 생로병사를 꿰뚫는 거대한 우주의 섭리를 파헤치는 치열한 철학적 활극이다.
어머니의 태중에서 생명이 시작된 은밀한 찰나를 짚어내는 입태월(入胎月)의 발견, 시대적 한계를 뚫고 마침내 완성해 낸 태년월일시(胎年月日時)의 완벽한 기둥, 그리고 만물을 구원하는 천을귀인(天乙貴人)의 자비와 천하를 베어버리는 괴강(魁?)의 핏빛 살기까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독자들은 외로운 선각자 이허중이 겪는 벼락같은 깨달음의 순간을 곁에서 함께 호흡하며 묵직한 전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백미는 대종사 이허중과 그의 곁을 지키는 깐깐하고 영특한 제자 마형(馬炯) 사이에서 벌어지는 팽팽한 지적(知的) 줄다리기다. 죽은 고목 같던 오행에 피와 살을 부여하는 포태법(胞胎法)의 경이로움 앞에서도, ‘화토동궁(火土同宮)’의 억지스러움과 가을에 촛불이 태어난다는 ‘음장생(陰長生)’의 견강부회를 날카롭게 꼬집어내는 제자의 매서운 반격은 학문의 진정한 본질이 무엇인지 거침없는 질문을 던진다. 맹신을 거부하고, 풀리지 않는 대자연의 역설은 기꺼이 미완성으로 남겨두며 진리의 실체를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는 두 사제의 모습은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명리학을 공부하는 학인(學人)들에게는 잃어버렸던 고법명리(古法命理)의 웅장한 연원을 되짚어보는 가슴 벅찬 나침반이 될 것이며, 일반 독자들에게는 운명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꺾이지 않고 진리를 향해 돛을 올린 한 인간의 장엄한 서사시로 다가갈 것이다.
거짓된 점성술의 장막을 찢고, 살아 숨 쉬는 대자연의 섭리를 여덟 글자 위에 우뚝 세워 올린 천재의 이야기. 이제 당신의 명운을 꿰뚫어 볼 이허중의 서늘하고도 찬란한 진검승부가 지금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