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본 레시피를 따라 만든 음식은 왜 할머니 손을 거치면 더 깊고 더 따뜻해질까.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된다. 유명 셰프의 요리, 방송에서 화제가 된 메뉴, 한 번쯤 먹어 보고 싶었던 음식들이 할머니의 손끝을 지나며 어떻게 ‘우리 집 집밥’이 되어 가는지를 한 편 한 편 담아냈다.
처음엔 장난처럼 “짝퉁”이라 불렀다. 남의 레시피를 따라 했으니 틀린 말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식탁에 오르고, 다시 오르고, 조금씩 바뀌며, 손자의 하루와 만나기 시작한 음식들은 더 이상 흉내에 머물지 않았다. 간은 조금 줄고, 양파는 더 넉넉해지고, 매운맛은 한 걸음 물러서고, 냉장고 사정과 먹는 사람의 입맛이 더해지면서 그 음식들은 어느새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할머니만의 집밥이 되었다.
이 책에는 토스트, 제육볶음, 오므라이스, 떡볶이, 라면, 김치전, 수제비, 된장찌개, 볶음밥 같은 익숙한 음식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책이 말하려는 것은 단순한 음식 이야기가 아니다. 늦게 돌아온 날의 국 한 그릇, 비 오는 날 식탁에 오른 전 한 장, 잘 먹는다는 말 한마디를 기억해 다시 만들어 주는 마음, 내일 메뉴를 오늘부터 먼저 생각하는 사람의 사랑을 함께 기록한 책이다.
할머니의 손맛은 따라 할 수 있어도 그 마음은 따라 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은 레시피를 흉내 내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함께 산다는 것과 함께 먹는다는 것, 그리고 한 사람의 하루를 조용히 받쳐 주는 집밥의 힘을 말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자극보다 편안함을, 화려함보다 오래 남는 따뜻함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분명 자신의 식탁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따라 만든 음식이 끝내 삶의 기억이 되는 순간, 그 가장 평범하고도 특별한 장면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