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정교한 전환점 위에 서 있으며,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연연하는 리더는 다가올 2035년의 새로운 지형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지금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새로운 지식을 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쓸모없어진 과거의 유산을 과감히 버리는 '언러닝(Unlearning)'의 용기입니다.
우선 인공지능(AI) 시대의 리더는 단순 지식을 생산하거나 보고서를 검수하던 기존 역할을 내려놓고, 범용인공지능(AGI)이 쏟아내는 무수한 결과물 속에서 진짜 맥락을 짚어내는 '질문가'로 거듭나야 합니다. 동시에 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한 전력 폭발에 대비하여, 친환경을 단순한 이미지 메이킹이나 ESG 활동으로 보던 관점을 버리고 탄소 배출 없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확보하고 독점하는 생존 전략을 구축해야 합니다.
인구 소멸과 고령화가 가져올 거대한 변화 속에서는 젊고 유능한 인재를 저렴하게 확보하겠다는 과거의 통념을 버려야 합니다. 나이와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노동력을 유연하게 흡수할 수 있도록 조직 구조를 재편하고, 인력 공백을 메울 자동화 시스템을 빠르게 채택해야 합니다.
또한 자본의 흐름이 냉정해짐에 따라 외형적 덩치를 키우는 방만한 경영 기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멋진 프레젠테이션이나 아이디어 중심의 투자가 아닌, 철저한 수익성과 생산성을 입증하는 '빌딩(Building)'에 집중하며 자본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역량이 요구됩니다.
마지막으로 지정학적 위기와 기술 냉전으로 글로벌 아웃소싱을 통한 단일 비용 절감 시대는 끝났습니다. 리더는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다중 안전망을 구축하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중심의 공급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2035년의 세상은 과거의 영광을 지키는 파수꾼이 아닌, AI·에너지·인구·자본·지정학이 얽힌 혼돈의 시대를 시원하게 비워내고 새로 디자인하는 '설계자'로서의 리더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