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이 넘어 시험관을 시작하던 날, 대기실에 앉아 나보다 어려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괜히 주눅이 들었던 마음. ‘내 나이에 될까’, ‘너무 늦은 건 아닐까’ 하루에도 몇 번씩 올라오던 그 불안. 진료실에서 쏟아지던 낯선 단어들—AMH, 과배란, 트리거, 배아 등급… 나이가 많으면 확률이 떨어진다는 인터넷 속 글들 앞에서 밤새 검색창을 붙잡고 오히려 더 무서워졌던 밤들. 혹시 지금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한가요?
이 책은 그런 당신 곁에, 먼저 그 길을 걸어본 '언니’가 앉아 조곤조곤 건네는 이야기예요. 영양학 박사이자 임상영양사인 저자가 직접 겪어낸 시험관의 전 과정을 담았습니다. 과배란과 난자 채취, 수정과 배양, 이식,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길게 느껴지는 이식 후 2주까지—지금 내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무엇을 챙기면 좋은지를 어려운 의학 용어 하나하나 풀어가며 안내해요.
무엇보다 이 책은 "다 잘될 거예요"라는 빈 위로에 머물지 않아요. 저자는 떨렸고, 실망했고, 유산의 아픔까지 통과한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AMH 수치에, 채취된 난자 개수에, 배아 등급에 마음 다치지 말라는 말이 그저 위로가 아니라 진심으로 다가옵니다. 유산이 결코 당신 잘못이 아니라는 것, 숫자는 당신의 성적표가 아니라는 것, 무엇보다 이 험한 길을 끝까지 걷는 힘은 나를 아끼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요.
여기에 반복 착상 실패와 PGT-A 같은 고령 임신의 현실적인 정보, 그리고 난임 시술비·국민행복카드·교통비·심리상담까지 ‘진작 알았더라면’ 싶은 지원 제도를 부록에 살뜰히 정리했어요.
두려워도 괜찮아요. 이미 이 길을 선택한 당신은 충분히 용감한 사람이니까요. 앞서 걸어간 언니가 손을 잡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걸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