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순간의 사고가 한 가장의 삶을 멈춰 세웠다. 의식을 잃은 채 수술을 여러 차례 받고 깨어났을 때, 가장 먼저 밀려온 것은 가족에 대한 걱정보다 통증이었다. 먹는 일, 씻는 일, 화장실 문제까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던 시간. 소변줄(유치도뇨관)에 의지하고, 배변은 도움 없이 불가능했던 현실. 척수손상 이후의 삶은 “다시 걷는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시 살아가는가”의 문제였다.
이 책은 그 ‘그 이후’를 기록한 증언이다. 병원의 밤에서 시작된 질문은 집으로, 가족에게로, 지역사회로 이어진다. 휠체어에 처음 앉던 날의 충격, 퇴원이 출구가 아니라 시작이었던 이유, 활동지원과 보조기기, 이동의 문턱과 제도의 공백, 일과 소득의 현실, 그리고 당사자 조직의 힘까지. 이 책은 척수장애를 개인의 비극으로만 소비하지 않는다. 동정이 아니라 권리를, 의지가 아니라 연결을, 고립이 아니라 ‘우리’를 말한다.
연재로 흩어져 있던 글을 한 호흡의 책으로 묶기 위해, 거창기독신문 편집국장 김정호가 원고를 선별·윤문·구성하여 엮었다. 이 책은 거창기독신문에 연재된 김경진(경남척수장애인협회 거창군지회 지회장)의 기고글을 모아 김정호(거창기독신문)가 엮어 편집한 책이다.
‘가장의 무게에서 인간의 가치로’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한 사람의 회복을 넘어 삶의 기준을 다시 묻는다. 장애 이후에도 인간은 인간답게 살 수 있는가. 그 가능성을 개인에게만 맡기지 않는 사회는 가능한가. 이 책은 그 질문 앞에서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증언한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 척수손상 이후의 삶이 막막한 당사자와 가족
- 퇴원 후 지역사회 복귀(전환재활)를 준비하는 분
- 재활·돌봄·장애 정책 현장에서 실제 삶을 이해하고 싶은 분
- 장애를 동정이 아닌 권리의 언어로 바라보고 싶은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