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가 자신의 이름과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인물이 되었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마르하레타 젤러는 파리에서 '마타 하리'라는 이름의 이국적인 무희로 다시 태어났다. 신비로운 동양의 춤과 스스로 만들어낸 전설적인 과거, 화려한 사교계와 수많은 연인들. 그녀는 유럽이 열광하는 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면서 그녀의 자유로운 삶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
전쟁으로 국경이 닫히고 유럽 각국의 정보기관이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여러 나라를 오가며 군인과 외교관, 권력자들과 교류하던 마타 하리는 의심의 대상이 된다. 한때 무대 위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그녀에게 이제 따라붙는 이름은 '스파이'였다.
1917년 프랑스 당국은 마타 하리를 독일을 위해 활동한 첩자로 체포한다. 재판 끝에 사형을 선고받은 그녀는 그해 10월 총살형으로 생을 마감한다. 화려한 무희의 삶은 그렇게 41세에 끝났지만, 바로 그 순간부터 또 하나의 마타 하리가 탄생한다. 남자들을 유혹해 군사기밀을 빼낸 치명적인 여성 스파이라는 전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