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공작이 탐한 것은, 같은 여자가 아니었다.
마차에 치여 죽었다고 생각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제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백작 영애이자 아르멘 공작의 약혼녀, 엘리사 세렌시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엘리사가 아니다.
가족도, 재산도 없이 귀족가의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온 스물한 살의 평민일 뿐이었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아르멘은 엘리사의 몸을 제 것이라 주장했다.
“그대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모르는 건가?”
그에게 중요한 건 이 몸 안에 누가 들어 있는지가 아니었다.
그런 나를 아르멘의 손에서 빼내 자신의 곁에 둔 사람은 그의 이복형, 북부의 공작 카리온이었다.
“가고 싶지 않다면 가지 않아도 돼.”
처음으로 내게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해 준 사람.
백작 영애의 화려한 얼굴이 아니라, 그 안에 갇힌 나를 보아 준 사람.
“난 그대가 본래의 몸으로 돌아가더라도 반드시 찾아가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나 금지된 영혼 교환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사라진 진짜 엘리사와 내 원래 몸의 행방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한 사람은 엘리사의 몸을 놓지 못했고,
한 사람은 몸이 바뀌어도 나를 놓지 않으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