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따로 지켜온 두 세계,
불교의 자비와 신앙, ESG의 사회적 책임이 이 책에서 하나의 질문으로 만난다.
《ESG 경영의 싯다르타》는 불교를 경영기법으로 바꾸려는 책이 아니며 ESG를 불교의 새로운 교리로 설명하려는 책도 아니다. 싯다르타가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그 원인을 물었던 태도를 오늘의 환경과 사회, 조직과 경영의 책임이라는 언어로 다시 읽는 저자의 현대적 해석이다.
저자는 불교를 철학적으로 해석하는 시선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철학적 해석이 불교 전체를 독점하면서 수많은 수행자와 불자들이 이어온 기도·염불·진언·발원과 가피의 신앙을 미신이나 낮은 단계의 신앙으로 재단하는 태도에는 질문을 던진다.
동시에 기도와 가피의 신앙을 존중한다는 것이 두려움을 이용한 금전 요구, 치료나 합리적 판단의 거부, 특정한 결과를 보장하는 종교적 상업행위까지 정당화한다는 뜻은 아니다. 기도는 현실의 책임을 대신하지 않으며, 깨달음 역시 사람의 고통을 외면하는 관념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에게 수행은 세상을 떠나는 일이 아니라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는 일이다. 환경을 함부로 파괴하지 않는 것, 고통받는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 것, 장애와 차이를 이유로 사람의 존엄을 낮추지 않는 것, 가진 권력과 욕망을 스스로 절제하는 것이 불교의 자비와 ESG의 책임이 만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