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벅찬 하루,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자신을 다그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늘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운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잘해야 한다고 배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달리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며, 관계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뒤로 미룬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찾아온다.
“나는 왜 이렇게 지쳤을까.”
『숨 고르는 법을 잊은 사람들에게』는 그 질문 앞에 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은 삶을 단번에 바꾸는 거창한 비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조금만 더 힘내라”는 식의 가벼운 위로도 건네지 않는다. 오히려 오랫동안 인간의 마음과 삶을 들여다본 심리학자와 철학자, 작가와 사상가들이 남긴 서른 개의 문장 앞에서 잠시 멈춰보자고 제안한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랑하는 사람과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일을 겪고도 누군가는 무너지고 누군가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패는 정말 끝일까.
나이 든다는 것은 잃어가는 과정이기만 할까.
책은 이런 질문들을 자존감과 자기수용, 관계와 경계, 불안과 회복, 전환과 용기, 성숙과 지혜라는 다섯 개의 흐름으로 따라간다. 서른 개의 장마다 하나의 문장을 만나고, 그 문장이 탄생한 삶의 맥락을 살펴본 뒤, 다시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온다.
위로보다 중요한 것은 ‘정직한 위로’다
이 책이 특별히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도 있다.
그럴듯한 말을 누군가의 명언처럼 꾸며내지 않는 것. 출처가 확실하지 않은 문장은 그 사실을 그대로 밝히는 것. 근거 없는 낙관으로 독자를 위로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책을 쓰면서 근거 없는 위로를 팔지 않는 것과 실제 존재하지 않는 말을 그럴듯하게 만들어내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밝힌다. 화려한 말보다 삶을 오래 통과하며 살아남은 담백한 문장이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이 건네는 위로는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약속이 아니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도 괜찮다고.
모든 관계를 끝까지 붙잡을 필요는 없다고.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라고.
실패했다고 해서 삶 전체가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그리고 잠시 쉬어간다고 해서 당신이 뒤처지는 것은 아니라고.
필요한 날, 필요한 문장을 꺼내 읽는 책
이 책에는 정해진 독서 순서가 없다.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도 좋지만, 오늘의 마음에 따라 필요한 장부터 펼쳐도 된다.
회사에서 유난히 자신이 작아진 날에는 자기수용에 관한 문장을, 누군가와의 관계 때문에 마음이 복잡한 날에는 관계와 경계에 관한 문장을, 실패가 두려워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는 날에는 용기에 관한 문장을 펼쳐도 좋다.
한 장을 읽는 데 필요한 짧은 시간이, 하루 중 온전히 자신에게 내어주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실제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숨을 고른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잠시 시간을 내어주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서른 개의 문장, 서른 번의 숨
책을 모두 읽은 뒤에도 삶이 갑자기 쉬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일은 여전히 바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복잡하며, 실패는 여전히 아프고, 나이 듦은 여전히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이전과 한 가지는 달라진다.
필요할 때 꺼내볼 수 있는 서른 개의 문장이 생긴다.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고 있을 때, 관계 속에서 방향을 잃었을 때, 실패 앞에서 자신을 의심할 때, 다시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 그중 한 문장이 조용히 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원고 역시 서른 개의 문장을 독자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작은 도구 상자와 같은 것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결국 서른 개의 문장이 향하는 곳은 하나다.
다시 걸어갈 힘은 이미 당신 안에 있다는 것.
지친 하루도, 흔들렸던 순간도 모두 당신이라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이루는 문장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음 문장부터 다시 써 내려갈 수도 있다. 책 후반부 역시 삶의 이야기를 계속 써 내려갈 힘과 다시 숨을 고르고 걸어갈 힘이 이미 독자 안에 있다는 메시지로 수렴한다.
『숨 고르는 법을 잊은 사람들에게』는 더 열심히 살라고 재촉하는 책이 아니다.
오래 걸어가기 위해 잠시 멈출 줄 아는 사람이 되자고 말하는 책이다.
오늘도 자신의 몫을 버텨낸 사람에게,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잠시 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
마음 한편에 조용히 꺼내 읽을 문장 하나가 필요한 사람에게 권한다.
숨이 가빠지는 날, 이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자.
그날 당신에게 필요했던 한 문장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