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가 기획하고, 집필과 편집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구성과 사실 확인, 최종 문장은 저자가 직접 검토했으니 구매 전에 참고해 주세요.
좋은 프롬프트를 쓰는 법은 이미 충분히 배웠습니다. 역할을 지정하고, 조건을 붙이고, 출력 형식을 정하고, 단계를 나누어 지시하는 법. 그렇게 프롬프트는 점점 길어졌고 결과도 점점 정교해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온 결과물이 내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럴듯한데 어디선가 본 것 같습니다. 프롬프트를 더 고쳐 써도 그대로입니다.
정교해진 것은 답이었지 내 문제의식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프롬프트는 문제를 아는 사람의 도구입니다. 주제를 알아야 하고, 대상 독자를 알아야 하고, 어떤 결과물을 원하는지 알아야 대괄호를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바로 지금 우리가 모르는 것입니다. 더 성가신 것은 그 상태에서도 프롬프트가 답을 준다는 점입니다. 모델은 당신에게 아직 질문이 없다고 말해주지 않습니다. 빈 곳을 알아서 채워 답합니다. 그래서 표준적인 문제에 대한 좋은 답을 받아 들고 우리는 일이 진행됐다고 느낍니다.
이 책은 그 앞 단계를 다룹니다. 아직 문장이 되지 않은 것을 밖으로 꺼내는 방법입니다.
도구는 두 개입니다.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규칙부터 합의하는 Conversation Contract, 그리고 말에서 산출물까지 다섯 단계를 도는 VOICE Loop. 둘 다 그대로 복사해 쓸 수 있는 형태로 부록에 실었습니다. 말하기, 정리시키기, 공격하기, 좁히기, 남기기의 다섯 단계와 여덟 개의 계약 조항, 대화가 멈췄을 때 꺼내는 세 가지 전환 기법, 그리고 오늘 이 대화를 해도 되는지 판단하는 세 문항짜리 자가 진단까지 들어 있습니다.
이 책이 다른 AI 활용서와 다른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안 되는 경우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11장 전체가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 조건입니다. 기록이 사라지는 문제, 한국어 인식이 틀리는 문제, 혼자 말할 장소가 없는 문제, 그리고 이미 답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문제. 실패한 세션의 기록도 그대로 실었고, 저자가 직접 검증하지 못한 장은 검증하지 못했다고 밝혀 두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뼈대는 한 번의 음성 대화에서 나왔습니다. 제목도, 다섯 단계의 이름도, 문장들의 순서도 그 대화에서 정해졌습니다. 12장에 그 40분의 기록이 있고, 16장에는 같은 대화에서 버려진 것들이 있습니다. 방법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한 번의 경험이 방법이 되는 과정을 독자 앞에서 해부한 책에 가깝습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한 번쯤 거쳐보고 한계를 느낀 분, AI를 써먹고는 있지만 더 깊은 사고 파트너를 원하는 기획자와 1인 창작자, 실무자에게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정직하게 밝힙니다. 이 책이 제안하는 것은 확립된 방법이 아니라 가설입니다. 표본은 아직 하나이고, 저자도 그렇게 썼습니다. 다만 그 하나를 끝까지 뜯어보고 절차로 만들어 두었으니, 읽는 분이 두 번째 사례가 되어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