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 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사람들이 이웃의 행동과 성품, 그리고 나중에는 자신에 관해 자연스럽게 판단하는 근본 원리를 분석하려는 에세이)‘인간의 본성과 도덕, 그리고 사회질서의 근원을 탐구한 고전’
1759년 초판이 간행된 이래 여섯 차례에 걸친 개정을 거듭하며, 그가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으로 경제학의 아버지로 추앙받기 이전에 이미 확립해 놓은 도덕철학적 체계를 담고 있는 저작이다. 본서는 스미스가 글래스고 대학 강의 노트(강의록 Lectures on Jurisprudence로 전해짐)에서 도덕철학 교수로 재직하던 시기의 '자연신학—윤리학—법학(정치경제)—경세(국부론)'라는 4부 구성 가운데 윤리학 부문을 독립적으로 완성한 것이다. 인간의 도덕 판단이 어떻게 형성되고 작동하느냐는 근본적 물음에 대한 체계적인 해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18세기 스코틀랜드 계몽주의 도덕철학의 정수로 평가된다.
스미스의 핵심 개념은 '공감(sympathy)'이다. 그는 인간이 타인의 감정과 처지를 상상력을 통해 자기 안에서 재현하고 이해하려는 선천적 성향을 지니며, 바로 이 공감 능력이 도덕적 판단의 근원이 된다고 논증한다. 인간은 타인을 평가할 때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평가할 때도, 마치 '공평한 관찰자(impartial spectator)'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내면화된 심판자를 통해 행위의 적절성과 선의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당대 지배적이었던 홉스의 이기주의적 인간관이나 버나드 맨더빌의 악덕 기반 번영론에 대한 강력한 반박이었으며, 동시에 휴먼의 도덕감정론을 한층 정교하게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국부론』과의 관계이다. 오랫동안 두 저작 사이에 '애덤 스미스 문제(Adam Smith Problem)'라 불리는 모순이 존재하는 것으로 논쟁이 이루어져 왔으나, 최근의 연구는 공감과 이기심이 스미스의 사상 내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통합되어 있다는 통일적 해석을 지지한다. 즉, 시장 경제의 자기 이익 추구 역시 공평한 관찰자의 승인이라는 도덕적 규범 안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본서는 또한 '신분에 따른 욕망(deception of ambition)'에 관한 통찰, 즉 인간이 부와 지위를 추구하게 되는 심리적 기제를 분석함으로써 『국부론』의 사회경제 분석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도덕 정감론』은 단순한 도덕철학 교재를 넘어, 인간의 사회적 본성과 시장 질서의 도덕적 기반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자 한 스미스 사상 전체의 초석이자, 오늘날 행동경제학과 도덕심리학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불멸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