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끝났지만, 재닛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1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린 뒤의 런던. 사람들은 휴전을 축하하며 화려한 옷을 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러나 재닛의 시간은 전쟁에서 사랑하는 제리 랭던을 잃은 순간에 멈춰 있다. 어느 저녁, 그녀는 그가 간직했던 오래된 편지들을 하나씩 불태우며 두 사람이 처음 만나고 사랑에 빠졌던 시간을 되짚는다.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 함께하기로 약속했던 미래. 편지는 불길 속에서 사라지지만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그때, 재닛은 밤하늘 저편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멀리서 날아오는 비행기의 엔진음처럼 가늘고 선명한 소리.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그 소리가 그녀에게는 죽음 너머에서 보내오는 어떤 신호처럼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