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버지니아 울프는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여성 대학에서 여성과 소설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강연을 바탕으로 생각을 확장해 1929년에 출간한 책이 바로 '자기만의 방'이다. 울프는 여성과 문학을 이야기하면서 단순히 '여성도 위대한 작품을 쓸 수 있다'고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누가 글을 쓸 시간과 장소를 가질 수 있었는지, 누가 교육받고 돈을 벌며 세상을 경험할 자유를 누렸는지를 묻는다. '자기만의 방'은 여성의 글쓰기를 개인의 재능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적·사회적 조건의 문제로 바라본 선구적인 에세이이다.
울프는 도서관과 대학, 거리와 식탁을 거닐며 여성들이 문학의 역사에서 왜 그토록 오랫동안 보이지 않았는지를 추적한다. 그리고 셰익스피어에게 똑같이 천재적인 여동생이 있었다면 그녀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지를 상상한다. 재능이 있어도 교육받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없으며, 혼자 생각하고 쓸 공간조차 가질 수 없다면 그 재능은 작품이 되어 세상에 남기 어렵다. 그래서 '방은 단순한 방 한 칸이 아니다. 자신의 시간과 생각, 노동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의 공간을 의미한다.